2021, 기/일상생활

삼발소스, Sambal sauce의 시대가 올 것이야..

Salonshalom 2021. 3. 7. 00:25

삼발소스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폴과 같은 동남아시아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고추가루를 이용한 소스이다. 우리나라에 된장이 만들어지는 지역, 만드는 사람, 만드는 국지적 환경에 따라서 맛과 방법이 다양하듯이, 삼발소스도 300여가지가 된다는 말도 있고, 삼발소스만 맛있어도 나시르막 Nasi Lemak과 같은 한끼가 별미가 된다. 

 

싱가폴이 내가 방문해 본 첫 동남아 국가이기 때문에 이 전에는 동남아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싱가폴은 여러 인종이 모여있는 나라답게 음식 문화 또한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음식 등이 로컬화되어 자리잡아있다. 실제로 싱가폴의 서민들을 위한 푸드코트라 할 수 있는 호커센터를 가면 가장 흔한 메뉴가 말레이시아와 인도 음식들이다. 

 

삼발소스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당연히 나시르막 때문이었다. 

 

싱가폴에서 처음 왔을 때 바나나잎 같은 것에 초록색이나 노란색깔 나는 밥 올리고 튀긴 닭다리나 른당 Rendang, 땅콩과 멸치조림, 오이조각에 고추장같은 소스 하나 올린 음식을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그리 위생적이거나 맛있어 보이지 않는 음식을 보고 굳이 저걸 왜 먹는가 싶어서 싱가폴 온 2년은 시도조차 안했다. 

 

 

흔한 나시르막의 기본 구성 출처: https://www.kuali.com/recipe/malaysian-favourite/nasi-lemak/

 

그러다가 싱가폴에 놀러온 동남아 음식 경험이 많은 지인이 한국사람들에게 친숙한 Prima Chilli Crab Sauce로 만들어준 요리를 먹어보더니 깊은 맛이 빠졌다며 Sambal Terasi를 같이 넣으라고 알려주었다. 그게 삼발에 빠지게 된 시작이었지... 지인이 콕 찝어준 브랜드는 ABC Sambal Terasi였고 이걸 찾아 싱가폴 마트란 마트는 다 돌아다녔던 거 같다. 결국 인터넷으로 통해 인도네시아 직구. ㅋㅋㅋ 현재는 자이언트 Giant 마트에서 구매가능하다. 

 

 

싱가폴 여행객들이 많이 사간다는 프리마 칠리크랩소스
먹어본 삼발소스 중 최고...너없으면 어쩔 뻔

 

 

 

 

삼발소스는 종류가 정말 많은데, 삼발 트라시 (Sambal Terasi) 혹은 삼발 베라찬 (Sambal Belacan)은 새우를 갈아넣은 것으로 새우 풍미가 있어 모든 볶음 요리에 매우 잘 어울린다.

 

1. 동남아시아에 흔한 깡꽁 kangkong 혹은 공심채를 마늘기름에 볶다가 이 소스만 넣어도 훌륭한 동남아 야채요리가 된다. 위에 땅콩가루까지 뿌리면 예술. 

 

2. 앞서 말한 프리마 칠리크랩소스를 이용할 때 이 소스 1, 칠리크랩소스 2 비율로 섞어 볶으면 풍미가 훨씬 좋아진다. 더 칼칼하고 찐~~한 풍미를 선호한다면 1대1 비율도 좋다. 프리마 칠리크랩소스는 충분히 맵지만 산미가 더 강한 편인데, 삼발 트라시를 섞으면 새우의 깊은 풍미가 더해져서 더 고급진 맛이 난다. 

 

3. 족발소스로도 너무너무 훌륭하다. 이 소스에 빠져 이 소스를 먹기 위해 생전 해보지 않은 족발삶기를 도전했다는.... 족발은 서브이고 소스가 메인이었던... ㅋㅋㅋ  

 

4. 비빔밥 해먹을 때 고추장에 살짝 삼발 트라시를 넣으면..... 말해 뭐함. 궈궈 롸잇나우. 

 

 

삼발 테라시 말고도 삼발 울렉 (Sambal Oelek)이라는 소스도 있는데 이게 해외에서는 더 구하기 쉽다. 삼발 테라시 같은 새우풍미는 좀 떨어지지만 삼발 울렉은 울렉이 절구란 의미라 말 그대로 향신료를 갈아 칠리소스와 섞어 만든 것이다. 야채 찍어먹어도 좋고 국수나 볶음밥 요리에 스리라챠 소스처럼 곁들여먹으면 좋다. 개인적으로 난 향신료나 굵은 고추가루 식감을 좋아하지 않아 선호하지 않지만 테라시에 비해 매운 강도가 좀 적은 듯해서 많이 먹기는 좋음. 가끔은 질보다 양이 중요한 날도 있지... 

 

요식계를 지배하고 있는 마라 Mala의 시대가 끝나면 삼발 Sambal의 시대가 올거라 믿으며 나는 장투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