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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4-5월, 코로나로 싱가폴은 락다운이 되었다. 최소한의 외출만 허락받았고, 아이들의 등교와 최소 필요업종을 제외한 출근이 전면 중지되었고 급하게 온라인 수업과 자택근무가 시작되었다. 이대로 집에서 식구들과 두 달 혹은 그 이상을 부대끼다보면 분명 몸이 나태해지고 약해질 것이고, 몸이 나태해지면 늘어나는 스트레스를 감당할 체력이 없어질 예감이 똭 꽂혔다. 

 

아니나다를까, 4월은 세 아이들 수업에 세 끼에 간식차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틈만 있으면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라떼와 크래커와 견과류를 열심히 집어먹었다.

 

5월부터 집에서라도 운동을 시작하기로 결심하였다.  그 전엔 정말 "간헐적인" 간헐적 단식 하는 정도가 몸을 유지하는 방법이었고, 사실 거의 몸을 방치해두었다.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편이고 20대부터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식습관이 남아있어 흰쌀, 빵이나 떡과 같은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지 않았지만, 우유를 먹기 위해 라떼를 먹고 치즈를 먹기 위해 빵을 먹을만큼 우유와 치즈같은 유제품을 매우 좋아해서 거의 모든 식단과 간식에 유제품이 많았다. 또한 씹는 식감을 좋아하니 견과류와 바삭한 크래커가 간식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으니 말랑한 살이 팔과 등에 허벅지 뒤에 많이 쌓여서 세 아이를 출산한 뒤 변형되고 약해진 몸을 더 무겁게 만들었다. 170센티 63.5에서 운동 시작. 

 

첫째 낳기전이 56키로~57키로대였는데 그건 식단이 매우 안 좋았던 시기였고 일 강도가 높았던 시절이라 목표를 58키로대 유지로 정함.  

 

2020년 5월~6월: 기초체력기르기 (땅끄부부님) + 식단  

 

5월부터 6월은 하루 한시간 운동을 목표로 유튜브의 땅끄부부님의 채널에 나오는 프로그램 위주로 약강도에서 운동을 시작하였다. 당시엔 전혀 약강도가 아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베이비 수준이었다. ㅋㅋ 그래도 칼소폭 시리즈는 여전히 땀 쭉쭉 빼기 좋은편. 1만보 걷기 유산소운동은 저녁에 고칼로리 안주에 술 진탕 먹은 날에도 하고 잘만큼 지루해도 강도가 높지 않아 애정하는 운동프로그램이었다. 칼소폭+근력운동위주로 1시간 진행하기를 한달하니 점점 강도가 아쉬워서져서 점차 다양한 프로그램을 찾아보게 되었다. 

 

한 달 반은 식단 조절을 했다. 닭가슴살이나 달걀위주로 먹고, 간식은 유제품대신 바리스타용 두유와 오트우유로 바꿨다. 견과류대신 병아리콩 볶아먹었다. 탄수화물은 좋아하는 과일에서 채웠고 밥은 점심에만 반공기 먹었다. 그런데 종류만 제한했지 양을 극도로 많이 줄이진 않았다. 60키로로 줄어듬. 

 

7월: 자세 고치기, 운동자극찾기 (강하나님, 심으뜸님, 제이제이님), 3일 단식  

 

운동이 익숙해지니 점점 아픈 관절이 생기고 특정 부위 운동은 자극이 전혀 오지 않아서 무언가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PT를 받을 형편은 아니라 강하나님, 심으뜸님, 제이제이님 채널을 보기 시작. (이때쯤부터 빡빡이 아저씨 김계란님, 헬창들의 놀이터같은 다양한 PT 전문 선생님들 채널도 간간히 들여다보기 시작.)

 

강하나님은 스트레칭의 여왕답게 다양한 스트레칭 및 운동을 자극점 위주로 설명해주시는 게 좋았다. 다만 성질급한 한국인 피가 농도짙게 흐르는 나에게 강하나님의 속도는 속터질때가 많았다. 나의 불같은 기질을 다스려주신 분. ㅋㅋ 숫자 잘 못 세시는 것도 넘 인간적임.. ㅋㅋㅋ 경력단절을 극복하신 어무니 선생님으로써도 존경. 

 

심으뜸님 채널은 말모말모. (말해모해). 독보적이시다. 처음엔 귀여운 말투 때문에 선입견이 있었다. 귀여운 콧소리 말투 알러지 심한 편이라 처음에 스쿼드의 정석 들을 때 정수리가 오글거림. 그러나 곧 심으뜸님의 20분 중둔근 프로그램으로 잠을 깨울만큼, 심으뜸님 말씀 하나하나 외워서 같이 대사칠만큼 중독되었다. 자극점 찾는데 이만한 강의 없다. 나를 스쿼트의 세계로 이끄신 분.         

 

제이제이님은 운동 강의나 식습관 등 여러 유용한 알짜강의가 많다. 지금도 제이제이님의 채널을 처음 봤을 때 충격을 잊을 수 없다. 한국사람들의 작은 몸 혹은 마름탄탄 (사실 살을 쪽 말려서 속근드러나게 하는 거지 그게 탄탄은 무슨...) 선호, 하비 혐오증을 온 몸으로 퇴치하신 분. 하체토닝같은 밀도 있는 운동프로그램 종류가 더 많았음 좋겠다.  

 

60키로에서 도무지 내려가지 않아서 인생 처음으로 3일 단식+1주 보식 도전. 보식은 야채스프 4일먹고 서서히 원래 식단으로 돌아왔다. 드디어 50키로대로 진입하여 57.3에서 단식 마무리. 2주 보식 후 58키로. 

 

8월~10월: 운동습관을 일상에 넣기, 일상식단 돌아옴, 유산소 운동 중단, 타바타운동시작 (소미핏님), 샤오미 밴드 구입  

 

아이들이 등교를 시작해서 스케줄이 제각각 달라졌다. 달라진 스케줄 가운데서 일정하게 운동할만한 시간을 찾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또한 운동효율이 높은 시간은 오후인데, 아이들이 집에 있으면 오후는 힘들고, 밤에 하자니 애들 재우다가 내가 먼저 잠드는 일도 많아서 규칙적이게 진행이 안되어 이때부터 새벽운동으로 바꾸었다.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서 정말 힘들었지만 4시반~5시에 일어나 스트레칭하고 운동하는 걸 이 때부터 습관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아침에 3명의 도시락을 싸야했기 때문에 4시반~6시 시간에 최대한 운동을 마치려 노력했고, 운동을 못한 경우에는 다들 등교나 출근하고나서 여유가 있으면 짐에서 운동을 채우려 노력했다. 

 

3개월 동안 6키로가 빠졌고 57~58키로 유지기간이 길어짐. 일상 식단으로 서서히 돌아가기로 함. 저녁은 그릭요거트 외에는 거의 안 먹었는데 간단히 먹기로 함. 역시 먹으니 매일매일 멘탈 컨디션 최상이 됨.  

 

운동 제일 열심히 하던 7월에는 유산소도 많이 하려고 걷기, 슬로우 버피, 제자리 뛰기 열심히 했는데 근력위주나 타바타운동으로 패턴을 바꿔보았다. 초기에 유산소 운동을 1시간 심하면 2시간씩 해보니 이건 식욕이 폭발하는 경우가 많고 보상심리가 생기는 거 같다. 일상식단으로 돌아오면서 유산소는 줄이고 근력운동 강도를 늘리기로 함. 대신 기구를 이용한 운동을 하는 건 아니라서 (40대 아줌마라 관절에 무리 많이 옴) 아령, 밴드, 모래주머니 등 구입하여 강도를 조금씩 늘림. 

 

데카트론 필라테스 토닝 모래주머니. 엄청 유용

 

내사랑 데카트론 덤벨...

 

이때 많이 참고한 채널은 심으뜸님 기본으로 깔고, 소미핏님 채널 많이 많이 많이 활용. 지금까지도 나의 최애채널 중 하나이다. 강도나 속도가 여러모로 나랑 맞음. 

 

이맘때쯤 샤오미 밴드 구입. 정말 강추. 일단 매일 운동 로그가 눈에 보이니 은근 동기부여 잘 된다.  하루 걸음수 칼로리수 PAI지수 목표치 못 채우면 우울해질정도. 나는 기록의 노예...

 

 

 

11월 ~12월: 무릎관절 통증, 요통. 요가 운동 넣고 타바타 줄임. (서리요가님, 요가선생 욱쌤) 

 

나이가 들어서인가, 출산의 후유증인가, 미천한 산후조리의 결과인가 아무리 조심해도 타바타나 근력운동은 관절에 무리를 준다. 무릎이 아파와서 무릎 안 아픈 운동 위주로 바꿈. 이때부터 자세에 신경 많이 쓰이고 그만큼 원하는 운동량 잘 못 채우니 살짝 우울해졌다.

 

코로나로 중단된 수영수업 재개하고 수영실력이 다시 조금 늘어서 수영이 운동대체로 가능해지는 수준으로 왔으나 타바타나 근력운동 할 때의 헉헉대는 폐 찌그러지는 고통의 맛과 육수로 온 몸 적시는 맛을 잊지 못해, 원하는 만큼 자극의 역치를 채우지 못해 괴로워짐. 운동은 20대나 늦어도 30대부터 꾸준히 해서 40대에는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잡힌 자세와 습관으로 해야지 뒤늦게 무언가 만든다는 건 몸에 리스크가 따른 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도 몸은 소중하니까 조급해 하지 않고 충분히 쉬고 이 때부터 요가를 알아보기 시작. 20대때 혼자 동영상보고 한 요가를 좀 해서 자만했다. 내가 했던 요가는 그냥 스트레칭이었음. 서리요가님의 아쉬탕가요가, 빈야사요가 등 영상보며 요가 시작. 새벽운동을 하니 아무래도 명상도 하며 요가를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서리요가님은 약간 급한 나의 성격과 맞음. 단단한 목소리가 너무나 매력적. 요가선생 욱쌤님 요가는 우연히 찾아보게 되었는데 나의 급한 성격과 처음에 맞지 않았는데 그게 도리어 나를 성질을 다스리도록 도와주었다. 점점 속도와 강도를 올려가는 켜켜이 쌓아가는 방식의 요가가 너무 매력적. 그리고 연결동작이 너무 아름다우심. 요가만으로도 근력이 차는 느낌. 여러 스트레스가 몰려올 때 태양경배 50번하면 마음 수양이 절로 된다. 

 

몸무게는 59키로대 유지. 명절 때 60키로로 돌아왔다가 다시 59로대로 내려옴. ㅋㅋㅋ  주변 언니야들이 이제 쳐 먹어도 유지되는 안정적 유지어터라 인정해줌. 야밤 음주가 서서히 늘어나고 이 때부터 모임인원 제한도 8인으로 늘어나 점점 파티나 식사모임도 늘어났지만 그러면 다음날 클린식 하고 유산소 좀 늘려줌. 

 

 

2021년 1월~현재: 올해 목표 심폐지구력 기르기 (마라닉 TV) 

 

수영을 하다보니 심폐력이 딸리는 걸 절감하게 되었다. 3년전 한국에서 건강검진 받았을 때 폐활량이 너무 낮아서 (정상인 70퍼센트) 선생님이 혹시나 담배피시냐고 물어봤었다. ㅋ 운동하면 늘 근력, 다이어트 이런거만 우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심폐지구력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1년가까이 운동하면서 근력도 많이 생겼고, 두 달 운동강도를 줄이고 2주정도는 휴지기를 가지면서 푹 쉬니 무릎통증이나 요통도 상당히 줄어들어서 올해는 조깅을 시작하기로 함. 

 

1월 처음엔 간단히 스쿼트 200개하고 짐으로 가 트레드밀에서 조깅시작. 야외조깅은 아직 무리일 거 같고 동선이 마땅하지 않아 트레드밀에서 하기로 함. 처음엔 20분도 뛰기 힘들었는데 일주일 지나니 30분, 3키로 뛰는게 가능해짐. 생리기간을 제외하고 일주일에 3번~4번정도는 지속해서 뛰기로 했고, 현재는 40분 4키로 (샤오미 밴드 측정기준)로 늘림. 트레드밀에서는 42분 5키로 나오는데 트레드밀이 칼로리 소비나 뛰는 키로수 등이 좀 실제보다 부풀려 나오는 느낌이 들어서 샤오미 밴드 기준으로만 참고하고 있다. 목표는 50분 5키로뛰기. 조깅 끝나면 어깨운동이나 등운동이나 복근운동 중 하나 하고 집에 옴. 

 

마라닉TV님 채널보며 동기부여 많이 받았다. 물론 잘하시는 분들은 야외에서 30분에 5키로 뛰시고 그렇지만 40대 관절약한 애 셋 낳은 (변명 구차하네 ㅋ) 아지매니까 이 정도에서도 나 자신이 너무나 기특해 죽음. 

 

수영은 물 공포증때문에 숨 막힐 때 더 진행하기가 무서운데 아무래도 조깅은 일단 숨은 쉴 수 있으니까 그 심장 터지는 느낌을 공포없이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수영샘 죄송합니다. 난 전생도 현생도 육지동물이었어요.)

 

한편 원래도 식단조절을 안하는데 한 달전부터 다시 소주파에서 와인파로 돌아온 신랑과 맥주파에서 와인파로 회귀한 나의 사이클이 만나는 바람에 주 3회정도 신랑이랑 저녁마다 와인에 고기, 치즈, 연어, 초밥 안주를 즐기기 시작해서 몸무게는 59키로에서 60키로로 넘어오길 반복하고 있음. 그래도 조깅한 이후로 확실히 몸 자체에 군살이 전보다 쉽게 붙지는 않아서 조깅은 계속 해봐야겠음. 

 

로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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