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싱가폴이 역사가 짧다보니 2차 세계대전 당시 물자공급처나 요새와 같은 유적지를 공원 등으로 꾸며놓은 곳들이 많다. 래브라도르 공원도 2차 세계대전당시 영국군 요새를 공원으로 만든 곳이다.

래즈라고르 공원은 싱가폴 남쪽 해안가를 따라 위치하는데 공원 동쪽 끝에서는 Bukit Chermin Broadwalk라고 하는 곳이 있다. 이 곳에서는 센토사 섬과 센토사섬을 왕래하는 케이블카가 보이는 트레일을 따라 해안가 풍경을 조망하며 산책할 수 있는 곳이 이어져있다. 물론 더운 3월부터는 비추한다. ㅋㅋ 선선한 저녁이나 11월부터 1월을 추천...

 

주차장 2 근처에는 전쟁기념관 및 대포 등이 전시된 트레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이 곳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싱가포르 전투(Battle of Singapore)의 유적지이다.

 

싱가포르 전투는 영국군과 일본군이 1942년 2월에 시작된 말레이 반도를 두고 벌인 전투를 지칭한다. 새로운 물자처가 필요해진 일본이 말레이반도를 차지하기 위해 싱가포르 섬을 공격한다. 싱가폴의 Fort Canning Park나 Kent Ridge Park 또한 당시 전쟁요새들이었는데 이 요새들이 진입로가 굉장히 좁고 정글을 뚫어야하는 구조였으나, 영국군은 마땅한 전차하나 보유하지 않았고 대부분 보병 위주의 전력이었던 반면, 일본군은 좁고 가벼운 전차를 보유하고 있어 경험이 많지 않은 밀림에서도 훨씬 유리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영국군의 경험많은 병력은 유럽을 수호하기위해 나가있는 반면, 싱가포르 섬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인이나 인도인으로 구성된 경험없는 병력이 많아 일본군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이 결과로 싱가포르섬이 일본군에게 넘어가면서 학살 및 수탈의 시기가 시작되었고 풍부한 물자로 싱가포르섬에 머무는 일본군인들은 전쟁에서 패배하기 전까지 전쟁시임에도 위스키까지 즐길정도로 여유롭게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싱가폴은 국립박물관에 이와 관련한 역사를 전시하며 2차 세계대전의 가슴아픈 역사를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원래 이 공원을 방문한 계획은 아이들과 놀이터를 가는 것이었는데 놀이터 가는 길은 더위에 아지랭이가 피어오르고 놀이터 미끄럼틀은 돼지고기를 구워먹어도 될 정도인지라 온 몸을 지질 각오가 되어있는 의욕 넘치는 애들 뒷통수를 부여잡고 바로 후퇴를 외쳤다.

놀이터를 포기하고 래브라도르 공원에서 보이는 바다를 구경하며 동쪽으로 

놀이터를 포기하고 해안을 보며 동쪽방향으로 오다보니 전쟁 시에 사용되었을 pillbox 앞에 빈티지 스타일(?)의 그네, 시소, 메리고라운드 등이 있는 모래놀이터가 보인다. 

 

해안가에 있는 작은 놀이터 

 

이 놀이터에서 공원 동쪽 방향으로 조금 더 가다보면 래브라도르 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 Beacon과 Dragon's Teeth Gate가 나타난다. 빨간 Beacon은 현대의 이정표라면 Dragon's Teeth Gate는 과거 항해의 이정표이다. 지금의 항해술은 워낙 발달했을테니 이런 물리적인 이정표가 필요없겠지만 현재와 과거의 이정표가 항해의 역사와 이야기를 안고 아직 소박하게 섬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용의 이빨을 닮았다는 Dragon's Teeth Gate, 혹은 롱야스는 원래 해적들의 은신처이자 항해자들의 이정표였는데, 이 특이한 바위는 Keppel 항구를 넓히기 위해 영국에서 1848년에 없애버렸으나 싱가폴 정부에서 2005년에 다시 복원해 세워놓았다고 한다. 

 

 

Beacon옆에 있는 그네에서 
용의 얼굴을 한 바위가 있는 곳
멀리서보면 용의 얼굴을 닮았다.
용의 이빨을 닮았다는 바위, 롱야스 혹은 Dragon's Teeth Gate

걸어서 센토사까지....

 

.......가고 싶지만 그건 늙은 애미와 아직 어린 아이들이 맨발로 도전할만한 코스는 아니기에 나중에 부부끼리 휴가내어 자전거 빌려 다녀오는걸로 한다. 물론 그 또한 올해안에 가능할지는 순전히 날씨에 달렸다만. 간만에 맡아보는 소금기 살짝 뭍어난 바다냄새와 보는 것만으로도 근시가 사라질 거 같은 탁 트인 풍경이냐, 정수리에 화살을 박는 듯한 태양을 피하느냐. 그것은 갬성과 취향차이니 선택은 알아서. 

 

 

Bukit Chermin Broadwalk의 풍경. 멀리 케이블카와 센토사, 비보시티가 보인다.

 

댓글